김정은, “통일은 없다” 재확인…두 국가론 고착과 한국 안보의 과제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통일은 불필요하다”며 남북 대화를 전면적으로 부정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의 영토 조항을 문제 삼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분단을 고착화했다고 비난하면서, 남측 헌법에 담긴 영토 규정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본성을 제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남북이 이미 국제적으로 두 개의 국가로 존재해왔으며 유엔 동시 가입과 정전협정 체제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독립된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전략적 메시지이다.

이번 발언은 북한이 더 이상 ‘민족 통일’ 담론을 활용하지 않고, 사실상의 두 국가 체제를 공식화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강화하고 외부 문물 유입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중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 과정에서 외부 접촉이 늘어나면서 북한 내부에 발생할 수 있는 사상 이완과 사회 불안을 통제하기 위한 정치적 장치로도 읽힌다.

악수 중인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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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긴 안목을 가지고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북미 대화를 지원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으며,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다시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강경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문을 닫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조 속에서 안정적인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다만 문제는 북한이 비핵화 자체를 전면적으로 거부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단언하건대 우리에게는 비핵화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으며 제재 해제와 무력 축소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개인적 신뢰를 언급하며 조건 없는 북미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체제 안전을 보장받는 선에서의 협상을 노리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한국으로서는 안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두 국가론 고착화는 남북 관계를 장기적으로 대립 구도로 몰고 갈 수 있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기본 틀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비핵화 거부 선언은 한미동맹 차원에서의 군사적 대응 강화, 국제 제재 체제 유지, 그리고 외교적 관리 노력이 동시에 필요함을 시사한다.

결국 이번 발언은 남북 관계의 미래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 안보 구조에 심대한 함의를 가진다. 한국 정부는 대화를 지원한다는 기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강경 노선이 현실적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추구하되, 군사적 억지력과 국제 협력을 병행하는 균형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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