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멘트 직격탄”, 유럽 탄소국경조정제 한국 경제 흔든다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무역장벽이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U는 2026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전력, 비료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품목에 대해 수입 단계에서 탄소 배출 비용을 부과한다. 현재 과도기 보고 의무만 시행 중이지만, 2년 뒤부터는 실제 세금 납부가 시작된다. 한국 기업들의 對EU 수출 규모를 감안하면 연간 수천억 원대의 비용 전가가 불가피하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 시멘트 업계, 알루미늄 및 석유화학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문제는 탄소 배출권 가격이다. 유럽 내 배출권 가격은 톤당 100유로 선까지 치솟은 적이 있으며, 앞으로도 변동성이 크다. 한국 기업이 같은 물량을 수출할 경우, 탄소 배출량만큼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한국 철강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유럽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내 한국 제품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탄소 저감 설비 투자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서고 있으나 속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생산 공정 전환은 수조 원 단위의 자본이 투입되는 장기 과제다. 그러나 규제가 시행되는 시점은 불과 2년 뒤로 다가와 있다. 일부 기업은 수출 물량 축소나 현지 생산 확대 등 회피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나, 근본적 대응책이 되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의 대응 역시 시급하다. 한국은 EU와의 탄소 배출량 산정 방식 협의, 무역외교 채널을 통한 예외 규정 확보, 국내 배출권 거래제 개편 등 다각적 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선언적 목표에 치중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파급효과다. 철강·시멘트 가격 상승은 건설 원가를 밀어 올리고, 이는 곧 아파트 분양가와 건설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자동차와 조선 등 철강을 대량으로 쓰는 산업은 원가 부담이 늘어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인력 감축이나 투자 축소를 고민할 수밖에 없고, 일자리 감소라는 사회적 파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물가에도 직격탄이 예상된다. 철강·시멘트 가격 인상은 생활과 직결된 주거비, 교통비, 내구재 가격 상승을 불러온다. 탄소국경조정제가 결국 서민의 지갑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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