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재정 위기”…유럽 위기 재현되면 한국 경제는?

안개 낀 프랑스 에펠탑 전경

프랑스 정부의 재정 상황이 심각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국가부채는 GDP 대비 113%를 넘어섰고, 재정적자는 5%대에 머물러 EU 재정 규율 기준인 3%를 크게 초과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미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자 비용이 국방·교육 지출과 맞먹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단순한 단기 악재가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과 최근의 충격이 중첩된 결과라는 점에서 파급력은 더욱 크다.

프랑스 재정 위기의 구조적 원인은 오래전부터 누적돼 왔다.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이 30%를 훌쩍 넘는 수준에서 고착화됐고, 고령화로 인한 연금·의료 지출 부담은 매년 불어나고 있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세수 기반은 취약해졌고, 만성적인 재정적자는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이어졌다. 정치적 불안정도 문제다. 개혁 시도가 나올 때마다 내각 교체와 의회 교착, 대규모 시위가 반복되며 구조적 지출 감축은 번번이 좌절됐다.

프랑스 대규모 시위 모습. MACRON EXPLOSION이라고 적혀있는 현수막을 달고 진행 중이다
연합뉴스

최근의 악화 요인도 위기를 가속했다. 코로나19 이후 대규모 경기부양으로 지출은 늘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에너지 보조금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했다. 프랑스 원전의 잦은 고장까지 겹치며 전력 수급 불안은 재정 지출을 더 확대시키는 요인이 됐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상승은 부채 상환 부담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국채 금리 상승은 곧 연간 이자 지출 확대를 의미하며, 이는 정부가 다른 정책에 쓸 수 있는 여력을 제약한다.

이처럼 구조적 지출 확대, 만성 적자, 코로나19·에너지·금리 충격, 정치적 교착이 맞물린 것이 현재의 위기다. 단순히 복지 지출을 줄이거나 증세를 논의하는 수준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강력한 개혁 없이는 장기 불안정이 불가피하다.

동전 탑이 여러 개 쌓여있고 뒤엔 데드라인이 적혀있는 시계가 있음

한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간단치 않다. 유럽의 신용 불안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시켜 신흥국 자금 유출을 촉발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흔들리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유럽은 한국 수출의 핵심 시장이다.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조업이 직접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의 재정 위기는 단일 국가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 전체 금융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이며, 한국 역시 이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 복지 확대와 정치적 불안이 만들어낸 구조적 위기, 글로벌 금리와 에너지 충격이 더해진 복합 불안은 결국 세계 경제의 연쇄 파장을 통해 한국 시장에도 직격탄을 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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