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이탈, 미국 패권 균열 신호… 한국 동맹도 안전한가
수십 년간 미국의 군사 보호에 의존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파키스탄과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하며 새로운 안보동맹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협정은 단순한 군사 협력이 아니라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를 사우디의 ‘핵우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점에서 미국 중심의 중동안보 구도에 균열을 예고한다.
사우디가 미국을 의심하게 된 과정은 오래전부터 누적돼왔다. 2019년 자국 석유 시설이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국은 제한적 대응에 그쳤고, 2022년 예멘 후티 반군의 아부다비 미사일 공격 때에도 걸프 국가들은 미국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최근 이스라엘이 카타르를 공습하는 상황에서조차 미국은 동맹국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했다. 중동에 미군 기지를 다수 두고 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움직이지 못하는 미국을 목격하면서, 사우디는 더 이상 미국이 절대적 방패가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사우디의 대외 전략은 이미 다변화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의 중재로 이란과 관계를 정상화했고, 이번에는 파키스탄과 군사 협력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틈새를 활용해 자국의 안보 불안을 자체적으로 보완하려는 선택이다. 이는 곧 미국이 주도해온 중동 질서의 균열이자, 다극화로 향하는 국제정세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 변화는 한국에도 함의가 크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사우디에 의존하고 있고, 안보는 미국과의 동맹에 기반하고 있다. 사우디가 미국의 보호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고 대체 동맹을 찾는다면, 동맹 역시 영구적인 보장이 아님을 의미한다. 미국 패권의 균열이 심화될수록 한국이 감당해야 할 외교·안보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질문은 남는다. 한국의 한미동맹은 과연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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