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 인하” 미국 관세 협상, 한국 자동차·경제 전방위 충격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15%로 낮추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일본 브랜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었고,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한국 제조사들은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약 150만 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 업체는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가격은 소비자의 선택에서 가장 민감한 요소다. 동일한 차급에서 5%의 관세 차이는 수천 달러 가격 격차로 이어진다. 대량 판매가 이뤄지는 중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미국 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와 동맹 관리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일본과의 협상은 반도체와 방위 산업까지 연계된 패키지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한국은 이 협상 테이블에 포함되지 않았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서 이미 불이익을 겪은 상황에서, 관세 혜택까지 배제되면서 한국 자동차 기업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 전기차 공장 완공을 앞두고 현지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관세 격차로 인해 수입차로 분류되는 모델의 가격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와 직접 경쟁하고 있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은 한국 수출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분야다. 관세 격차로 판매량이 줄면 관련 부품 수출도 직격탄을 맞는다. 자동차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철강, 석유화학, 전자부품까지 연쇄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국내 제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커진다. 수출 감소는 무역수지 악화로 이어지고, 원화 가치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이번 사례는 단순히 자동차 한 품목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이 동맹국을 차등 대우하며 이해관계에 따라 유리한 조건을 주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이 미·일 협상에서 소외되는 구조가 고착되면, 반도체·배터리 같은 다른 핵심 산업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미국과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혜택을 챙겼다”며 “한국이 후순위로 밀릴 경우 자동차 산업을 넘어 수출 구조 전체에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관세 인하가 단순한 가격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구조적 위험 신호라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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